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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심리학] 망각이란 무엇인가, 망각의 원인

by 무뭉이 2023.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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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망각의 측정 

망각을 경험적으로 연구하기 위해서는 망각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망각 측정법은 망각량과 동시에 파지량도 측정해야 한다. 파지란 자료가 유지된 비율을 말한다. 망각 연구는 대부분 망각량 또는 파지량을 보고하고 있다. 그리고 파지 간격은 자극 제시와 망각 측정 간의 시간 간격이다. 망각을 측정하기 위해 흔히 사용하는 세 가지 방법은 회상, 재인 및 학습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부 장관은 누구인가? 작년에 대종상 영화상을 받은 영화의 제목은 무엇인가? 이와 같은 질문에 대해 실험 참가자가 아무런 단서도 없이 정답을 기억하도록 하는 것이 회상이다. 예컨대, 25개 단어로 구성된 단어목록을 학습시킨 뒤에, 기억한 항목을 모두 기록하도록 하는 것이 회상검사다. 반면에 재인 검사는 선택지에서 이미 학습한 정보를 선택하도록 하여 파지량을 측정한다. 예컨대, 100개 정도의 단어를 제시하고 그중에서 이미 학습한 단어 25개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재인 검사다. 이처럼 재인 검사에는 단서가 있는데, 이런 재인 검사에서는 선다형, 진위형, 줄 잇기 등이 있다.
회상 검사와 재인 검사의 수행 차이를 설명하는 데는 두 가지 견해가 있다. 하나는 재인 검사가 파지 측정에 민감한 방법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재인 검사가 아주 쉬운 측정 방법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회상검사보다 재인 검사가 더 쉬울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왜냐하면, 재인 검사에서 제시되는 선택지의 수가 많고 유사성이 높을수록 더 어렵기 때문이다. 재학습법이란 실험 참가자가 어떤 정보를 두 번째 학습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나 노력이 얼마나 절약되었느냐를 측정하는 것이다. 이 방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실험 참가자가 기억자료를 학습하는 데 걸린 시간이나 시행 횟수를 측정해 두어야 한다. 그리고 같은 기억자료의 재학습에 필요한 시간이나 시행 횟수를 빼면 절약점수가 산출된다. 이것을 파지 추정치로 볼 수 있다. 예컨대, 목록을 최초로 기억하는 데 걸린 시간이 20분이고, 일주일 후에 두 번째로 기억하는 데 걸린 시간이 5분이라면 파지율이 75%이고 망각률이 25%라는 뜻이다.


2. 망각의 원인 

1) 비효율적인 약호화 

정보를 약호화 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의사 망각은 주의 결함 때문에 생긴다. 새로운 정보가 기억부호를 형성하였는데도 불구하고 망각이 일어나는 것은 비효율적인 약호화 때문이다. 처리 수준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약호화 과정에서 망각이 일어나기 쉽다고 한다. 예컨대, 책을 읽고 있는데 주의가 분산되었다면 단순히 책 내용을 큰 소리로 읽는 것에 불과하다. 이런 음운적 약호화는 의미적 약호화보다 파지가 저조하다. 읽었던 정보를 기억할 수 없다면 비효율적인 약호화 대문에 망각이 일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2) 소멸 

소멸이론은 기억이 비영구적이기 때문에 망각이 일어난다고 보는 이론이다. 즉, 시간 경과에 따라 기억흔적이 쇠퇴하기 때문에 망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또 이 이론은 생리적 기제를 통해서 소멸이 일어난다고 잠정적으로 가정하고 있다. 소멸이론에 따르면 시간의 흐름 자체가 망각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소멸이론이 맞는다면 주된 망각 원인은 시간의 경과일 것이다. 그러나 장기기억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시간 경과가 그렇게 영향력 있는 망각의 원인은 아니었다. 젠킨스와 달렌바흐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무의미 절차를 기억하게 하고 1, 2, 4, 8시간 뒤에 회상량을 검사하였다. 실험 참가자 중 반은 잠을 잤고, 나머지 반은 깨어 있었다. 만약 시간 경과 때문에 일어난다면, 잠을 잔 실험 참가자와 깨어 있었던 실험 참가자의 망각량은 동일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잠을 잔 실험 참가자보다 깨어 있었던 실험 참가자가 망각량이 더 컸다. 이는 정상적인 활동을 할 실험 참가자가 망각량이 더 많았는데, 이는 깨어 있는 동안 처리해야 할 정보들이 서로 경합을 일으켜서 간섭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후의 연구에 따르면 망각은 단순히 시간의 산물이 아니라 정보의 양, 복잡성 및 유형에 달려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정보의 경합이 파지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를 간섭이라 한다. 

3) 간섭 

간섭이론은 정보가 서로 경합을 벌이기 때문에 망각이 일어난다는 입장이다. 장기기억에서 소멸을 증명하기는 어렵지만 망각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에서 입증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젠킨스와 달렌바흐의 실험도 파지 기간에 실험 참가자에게 잠을 재우거나 정상적 활동을 하도록 함으로써 간섭을 조작하였다.
간섭효과에 관심이 있는 연구는 주로 검사 자극과 간섭 자극의 유사성을 통제한다. 간섭 자극과 검사 자극이 유사할수록 간섭이 더 많이 일어날 것이지만, 유사성을 감소시키면 간섭도 감소할 것이다. 맥지오크와 맥도널드는 실험 참가자에게 2음절의 형용사 목록을 기억하도록 한 후 다시 실험 참가자에게 검사 자극의 동의어, 검사 자극의 반의어, 무 관련 형용사, 무의미 철자, 숫자들을 추가로 제시한 결과, 유사성이 감소할수록 망각량도 감소하였다.
간섭에는 역행 간섭과 순행 간섭이 있다. 역행 간섭은 새로운 정보다 이전에 학습한 정보의 파지를 방해하는 것을 말하고, 순행 간섭은 이전에 학습한 정보가 새로운 정보의 파지를 방해하는 것을 말한다.
순행 간섭과 역행 간섭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다음 예를 살펴보자. 내일 있을 경제학 시험을 위해서 많은 양의 내용을 기억해야 한다고 가정해 보자. 경제학을 공부하고 심리학을 공부한다면 심리학 공부가 역행 간섭을 일으킬 수 있다. 반대로 심리학을 먼저 공부하고 경제학을 공부한다면 심리학이 순행 간섭을 일으킬 수 있다.

4) 인출 실패 

인출과정의 와해로 인해 망각이 일어날 수 있는 예로 설단현상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어떤 때는 인출에 성공하고 어떤 때는 실패하는 이유는 아주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툴 빙과 톰슨에 따르면 약호화 당시의 단서와 일치하는 인출단서가 기억에 도움이 된다. 즉, 약호화 할 때 단어의 음이나 음운적 성질이 강조되었다면 효과적인 인출단서는 단어의 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만약 약호화 할 때 단어의 의미를 강조하였다면 의미적 단서가 가장 좋은 인출단서가 될 것이다.
약호화 할 당시의 처리유형과 인출 당시의 처리유형이 일치하면 기억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를 전이 적합 형 처리라고 한다. 모리스, 브랜스퍼드와 프랭크스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단어목록을 제시하고 의미적 혹은 음운적 처리를 하도록 하였다. 파지량을 측정할 때도 단어의 의미나 음을 강조하여 재인량을 측정하였다. 약호화 할 당시에 의미적 처리가 이루어졌을 경우 의미적 요인을 강조하였을 때 파지량이 증가하였다. 따라서 약호화 당시의 처리유형과 파지 방법이 요구하는 처리유형이 서로 일치하지 않으면 인출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프로이트는 이러한 연구자들보다 앞서서 인출 실패를 설명하였다. 그는 불쾌하고 고통스러운 기억은 무의식 속에 파묻어 둔다고 보았다.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사상과 관련된 기억을 망각하려는 경향을 동기화된 망각이라고 한다. 동기화된 망각은 의도적으로 기억을 억압한 결과다. 통제된 실험상황에서 동기화된 망각을 입증하기랑 몹시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도 몇몇 실험에 따르면 사람들은 정서적으로 중성적인 자극과 마찬가지로 불안 유발 자극을 회상하지 못한다. 따라서 치과 예약 시간이나 보고서기한과 같은 불쾌한 일을 잊어버렸다고 할 때 동기화된 망각이 작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출처] 현대심리학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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