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동기 연구의 특징은 다양한 접근이 공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행동주의 강화이론은 인간 행동에 대한 외적 조절이 관심사인 분야에서 여전히 중시되고 있고, 개인의 적응에 관심을 두는 인본주의, 그리고 인간의 행동은 계획, 목표, 기대, 귀인 등 사고에 의해 시작되고, 조절된다는 인지주의 이론이 공존하고 있다. 이들 중 가장 최근의 인지적 접근은 1970년대 이후 급격한 발전을 이루고 있는 현대 동기이론에 기반을 제공하여 각 이론이 사고의 어떤 측면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학습된 무기력 이론, 귀인이론, 내재 동기이론, 목표설정이론, 성취 목표이론 등의 다양한 동기이론을 발전시켰다.
그러나 어떤 이론들은 이 세 가지 접근 중 어느 하나에만 기초를 두기보다 두 가지 이상의 접근에 대한 통합을 시도하고 있다. 성취동기이론을 포함하는 가치이론은 조건화 이론과 행동주의에 연결된 추동이라는 개념과 인지적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자기 효능감이론은 행동주의적 접근과 인지주의적 접근을 통합하는 이론이라고 볼 수 있으며, 유능 동기이론이나 자기 결정성 이론 등의 내재적 동기이론은 인본주의적 접근과 인지주의적 접근을 통합하는 이론이라고 볼 수 있다. 많은 현대 이론들은 어느 한 가지 접근으로 제한하기보다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몇 가지 이론적 접근을 통합적으로 수용한다고 볼 수 있다.
1. 성취동기이론
성취동기이론은 맥클리런드와 동료들의 연구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성취동기라는 개념은 원래 헨리 머레이가 개인의 성격을 판단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회적 욕구를 연구하면서 성취욕구라는 개념을 제시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머레이는 20가지 심인성 욕구들의 욕구 분류체계를 구성하였는데, 그중의 하나로 성취욕구를 포함하면서, "어려운 일을 달성하려는 것, 숙달하려는 것, 탁월하여지려는 것, 다른 사람과 경쟁하고 이기려는 것, 장애물을 극복하고 높은 기준을 달성하려는 것에 대한 욕구"라고 정의하였다. 그는 이러한 욕구를 측정하기 위한 투사적 측정기법인 주제통각검사를 개발하여 연구에 사용하였다. TAT의 기본 가정은 애매한 자극에 대한 공상적 반응을 하는 상황에서 개인은 자신의 내부에 있는 접근-회피 경향성을 무의식적으로 투사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성취동기는 평가가 요구되는 장면에서 성취를 강조하는 이야기 주제로부터 추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맥클리런드와 동료들은 머레이의 기본적 욕구 개념을 가지고 성취욕구를 성취동기라는 용어로 명명하고, 탁월하여지려는 욕구 그리고 우수함과 성공을 향한 욕망으로 정의하면서 체계적인 동기이론으로 발전시켰다. 맥클리런드는 성취동기를 측정하기 위하여 TAT에 대한 정련 작업을 하고 채점을 위한 기준을 확립하였다. 이와 같은 그의 노력은 그 당시까지 심리학에서의 동물 실험에 기초하여 결핍, 박탈, 생존에 관한 생리적 욕구를 중심으로 하였던 기존의 동기 연구를 인간 동기에 대한 연구로 전환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그는 또한 성취동기이론을 상당히 실용적인 측면에서 활용하려고 노력하였는데, [성취하는 사회]라는 저서를 통해 개인의 성취동기를 증진함으로써 국가나 사회의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실제로 그는 개인의 성취동기를 증진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실시하는 연구를 수행하였다.
성취동기이론은 앳킨슨에 의해 맥클리런드와는 다른 경로로 발전되었다. 앳킨슨은 성취동기이론을 기대 x 가치이론체계를 적용하여 발전시켰다. 그는 이론에 대한 정교화 작업을 수량화하고 정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하여, 성취동기이론에 대한 체계적인 발전을 이루고 많은 추종자와 함께 경험적 연구를 수행하였다. 앳킨슨은 성취 행동을 성취 경향성이라는 말로 대치하고 다음과 같은 수학적 공식에 의해 모형화하였다.
성취 경향성 = (성공에 대한 접근 경향) - (실패를 기피하려는 경향) |
이 공식에서와 같이 성취 경향성은 성공에 대한 접근 경향성과 실패에 대한 회피 경향성이라는 두 가지 정서의 대립 결과다. 여기서 성공에 대한 접근 경향성은 개인의 성취욕구, 개인이 지각하는 그 과제에서의 성공 가능성, 그리고 그 과제에 성공하였을 때의 유인이냐는 세 가지 요소가 곱해져서 나타나는 결과다. 또한 실패를 기피하려는 경향성은 개인의 실패를 기피하려는 동기, 실패 가능성 그리고 그 과제에서의 실패에 대한 부적인 유인인가가 곱해져서 나타나는 결과다. 따라서 성취 경향성은 두 대립한 경향의 강도의 차이로서, 이것을 앳킨슨은 결과 성취동기라는 용어로 표현하였다. 성공 가능성과 실패 가능성은 각각 '기대'를 나타내는 것이고, 성공에 대한 유인가와 실패에 대한 부적 유인인가는 각각 '가지'를 나타내는 기대 x 가치이론의 전형을 보여 주는 것이다.
앳킨슨과 동료들은 다양한 조건에서의 공식에 수치들을 대입해서 결과 성취동기를 산출하고, 높은 성취동기를 가진 사람은 중간 수준의 난이도를 가진 과제를 선호하고, 낮은 동기를 가진 사람은 몹시 어렵거나 쉬운 극단적인 과제를 선호한다는 가설 검증을 위해 많은 연구를 수행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실증적 연구에서 모형이 예측하는 바대로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고, 또한 TAT를 사용한 성취동기의 측정에 대한 부적절성의 논란으로 새로운 측정 방법과 요소들을 포함한 수정 모형이 등장하였으나 그다지 주목받지 못해서 성취동기이론에 대한 연구는 정체기에 들어갔다. 1980년대에 들어서 에클스와 위그필드는 앳킨슨의 기대 x 가치체계를 수정하여 학업 상황에 적용한 성취동기이론을 연구하고 있으며, 일부 연구자들은 성취상황에서 어떤 과제를 선택하느냐보다는 왜 선택하느냐에 관심을 두는 성취 목표에 관한 연구를 시작하였다.
2. 학습된 무기력 이론
학습된 무기력 이론은 실수나 실패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잘 보여 주는 이론으로, 셀리그먼과 마이어가 조건화 학습 실험을 하는 중에 나타난 현상을 체계화한 것이다. 이들은 도피 학습 훈련을 받던 개 중에서, 피할 수 없는 전기충격을 받는 조건에 노출되었던 개들이 나중에 도피할 수 있는 학습상황에서도 필요한 기술을 학습하지 못하지만 이러한 조건에 노출되지 않았던 개들은 필요한 도피기술을 빨리 학습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것은 마치 피할 수 없는 충격을 경험한 개들이 그 충격을 피하기 위해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통제 불능 성에 대한 기대를 학습한 것 같았다. 이와 같은 통제 불능 성에 대한 기대가 후속 실험에서 개들을 무기력하게 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학습된 무기력 현상은 이후에 수행된 많은 동물연구에서 반복적으로 검증되었고, 히로토와 셀리그먼, 그리고 드웩과 동료들에 의해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검증되었다. 학습된 무기력은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서의 반복적인 실패 경험이 학습, 동기에서의 장애를 초래하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으로, 실패 경험의 부정적 효과는 특히 교육 현장에서 부각되었다. 즉, 학생들에게 가능한 한 실패 경험을 주지 않는 교육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여 학생들을 성적에 의해 등급을 매기고 낙제시키는 것을 배제하고, 가능한 한 많은 성공 경험을 제공하도록 하자는 교육 실천이 도입되었다.
그러나 학습된 무기력 이론을 검증하기 위한 많은 연구 결과가 실패 경험이 항상 학습이나 동기, 정서의 장애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고 상황에 따라서는 긍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보여 준 연구들도 나타났으며, 그에 따른 실패의 건설적 효과를 주장하는 건설적 실패 이론이 대두되기도 하였다.
[출처] 현대심리학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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