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행동은 역사 이전에 인간이 존재하면서부터 있었다고 추측된다. 고대 원시사회에서는 정신장애를 초자연적인 힘으로 생긴 것으로 보았다. 이상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을 신의 특별한 계시를 받았다거나 저주받았다고 여기거나 귀신에 씌었다고 생각하였다. 또한 별자리나 월식의 영향으로 또는 별똥별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상행동이 생긴다고 보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저주해서 생긴다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이를 고치는 방법으로 귀신 달래는 굿을 한다든가, 귀신을 쫓는 의례를 시행하기도 했다. 이상행동에 이 같은 견해를 귀신론 또는 초자연적인 견해라고 한다.
고대에는 이 같은 견해가 지배적이었으나, 기원전 4세기경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는 정신장애를 혈액이나 담즙과 같은 체액의 불균형 때문이라고 보았다. 그의 견해가 이상행동에 대한 신체적 원인론 또는 생물학적 원인론의 시초라 할 수 있다. 동양에서는 기원전 3세기경 '음양오행설'이 잘 알려져 있었다. 이 학설은 사람의 몸과 마음을 하나라고 보았다. 또한 정신을 몸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였지만, 정신적 용의 기초를 신체의 주요 부분인 오장육부에 두었다. 이런 견해가 의하게도 영향을 주어서 정신의 병이나 신체의 병은 음양의 조화가 깨져서 생기는 것으로 보았다.
이후 여러 의사나 학자에 의해 신체적 원인론이 계승·발전되었으나, 중세에 들어서면서 초자연적인 견해가 다시 성행하게 되었다. 중세에는 종교적인 입장에서 귀신론적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정신장애자는 죄를 지어서 하나님으로부터 벌을 받거나 마귀의 사주를 받은 것으로 보았다. 이 시대에는 곳곳에서 마녀사냥이라는 이름으로 정신장애자들을 잔인하게 다루었으며, 후기에는 정신장애자들이 수용소에서 쇠사슬로 묶인 채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았다.
중세 이후에는 인간 심리에 대해 과학적 연구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또한 18세기 말 피넬이 정신장애자들을 인도적인 입장에서 대우하고 치료할 것을 주장하였다. 정신장애자의 수용기관이 감옥 같은 수용소에서 서서히 정신병원이나 요양소로 바뀌게 되었고, 정신장애 자들에게 보다 인간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근대에 들어서면서는 여러 자연과학 분야가 발전하였다. 이를 계기로 정신장애에 대해서도 보다 과학적인 견해가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그 대표적인 것이 크레펠린과 프로이트의 이론이다. 크레펠린은 정신장애가 신체, 특히 뇌의 기질적인 병변에서 기인한다고 주장하였으며, 정신장애에 대한 현대적인 생물학적 원인론의 토대를 제공하였다. 이에 비해 프로이트는 정신장애가 심리 내적인 문제에 기인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정신장애에 대한 심리적 원인론의 시초라 할 수 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심리학은 급속도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이상행동이나 정신장애에 대한 다양한 심리학적 접근법도 발전하였다. 다음은 이상행동에 대한 몇 가지 주요한 관점 및 접근법이다.
1. 정신분석적 접근
정신분석 이론에서는 정신장애를 무의식적인 갈등과 내적 결핍의 표현으로 본다.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프로이트는 사람의 성격 구조가 원초아, 자아 초자아로 구성되어, 이 세 가지 구조 간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이 개인의 행동을 결정한다고 보았다. 어린 시절 쾌락과 규율 간의 갈등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성격 구조 내에서 균형이 와해하면서 불안이 유발되고, 이 과정에서 갈등과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이 무의식 속에 묻히게 된다는 것이다. 성인이 된 후 이와 유사한 스트레스나 갈등에 부딪히게 되면 무의식에 잠재되어 있던 문제가 다양한 방식으로 반복 경험되면서 정신장애가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2. 인간 중심적 접근
비지시적인 상담과 내담자 중심 치료를 발전시킨 로저스의 이론에 의하면, 인간은 누구나 자아실현과 성장이라는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변화하려는 의지가 있고,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기 자신을 확인하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개인의 긍정적인 성장과 발전을 방해하는 것으로 환경적인 위협이 있는데, 개인이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낯설거나 새로운 자극이 이미 조직화하여 있는 개인의 자기구조 안으로 동화되지 못하거나 불협화음을 일으킬 때, 갈등과 부적응 문제가 발생한다고 하였다.
3. 실존주의적 접근
실존주의적 입장을 취하는 이론가와 치료자들은 인간을 '세계를 지각하고 자신이 보고 듣고 느끼는 사실을 통합하여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로 본다. 한 개인은 수많은 갈등과 선택 그리고 결정이라는 적극적인 과정을 통해 삶의 지향을 찾는다고 하였다. 이러한 선택과 결정의 과정에서 손해나 실수의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과 그로 인해 야기되는 불안과 좌절을 직면하면서 인간은 성장한다고 보았으며, 또한 자기책임을 실현함으로써 진실하고 의미 있는 삶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하였다.
4. 행동주의적 접근
행동주의적 접근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상행동도 정상행동과 같이 학습된다고 본다. 고전적 조건화의 원리에 따라 혐오자극과 연합된 무해한 자극이 불안을 일으킬 수 있고, 조작적 조건화 원리에 따라 이상행동이 강화를 통해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관찰학습 원리에 따라 이상행동이 관찰을 통해 모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5. 인지적 접근
이 접근에서는 이상행동이 인지적인 정보처리 과정의 오류에 의해 발생한다고 본다. 같은 사건을 경험하더라도 그 사건 자체보다는 개인이 사건을 어떻게 지각하고 해석하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인지적 접근의 대표자로 아론 벡을 들 수 있는데, 그는 우울증에 대한 인지 치료적 접근을 통해 인지적 접근의 발전과 확장에 기여하였다. 최근에는 인지적 접근에 행동주의적 접근이 결합하면서 인지 행동적 접근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정신장애에 대한 다양한 인지 행동적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으며, 그 효과가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6. 생물학적 접근
이 접근은 정신장애가 신체가 기능하는 과정상의 이상에 기인한다는 견해를 기초로 하고 있다. 생물학적 접근은 의학적 모형 또는 질병 모형과 동의어로 사용되기도 하나, 그것들에 비해 보다 광범위하며, 주로 유전적이고 생화학적인 요인에 초점을 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신체 구조와 기능에 대한 연구 방법이 발전되고 이에 따른 많은 연구 결과가 축적되면서, 여러 가지 정신장애가 생물학적인 과정의 이상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7. 소질-스트레스 모형 접근
소질-스트레스 모형은 개인의 특성과 환경의 상호작용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즉, 특정한 유전적 소인이나 뇌 신경계의 이상을 지닌 개인이 살아가면서 특정한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특정한 정신장애를 일으키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인의 소질이나 취약성은 신체적일 수도 있고 심리·사회적인 것일 수도 있다. 이 모형을 적용하여, 다양한 정신장애의 소질 요인과 스트레스 요인이 밝혀지고 있다. 또한 이 접근에서는 어떤 정신장애의 소질 요인이나 스트레스 요인에 각각 두 가지 이상의 복합적인 요인이 관여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출처] 현대심리학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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